자전거로 출퇴근하기
작년 4월부터 자전거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다.
왜?
돈을 조금이라도 아끼자는 마음에서 시작했으나, 생각하면 할수록 자전거 출퇴근의 장점이 여러 가지가 있다:
- 환경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.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하더라도 자가용/버스/전철보다 환경친화적이다.
- 출퇴근 시간에 운동을 같이한다. 내 경우에는 운이 좋게도(?? ㅜㅜ) 자전거를 타나 전철을 타나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은 그리 다르지 않다. 결국, 시간을 아끼게 되었다.
- 자전거를 타면서 넷플릭스를 볼 수 없으니 팟캐스트를 듣게 되면서 나름 더 많은 자기계발의 시간을 갖게 되었다.
걱정거리들
자출사(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)로 전환하기 전 여러 걱정을 했다.
- 샤워할 장소는 있는가?
- 자전거 출퇴근 길은 안전한가?
- 출퇴근 거리가 20km인데… 왕복이면 매일 40km다.. 가능할까?
- 비 올 때는 어떻게 하나?
- 자전거가 고장 나면? 나는 자전거를 수리하거나 유지보수 할 줄 모른다…
단기 해결책
- 카카오맵 / 오픈라이더 어플로 길을 찾아보니 다행히도 중랑천 자전거길이 잘 되어 있었다. 안전하게 출퇴근할 수 있다.
- 냄새 문제: 처음 막 타기 시작할 때는 늦봄이어서 데오드란트로 해결했다.
- 거리 문제… 체력을 기르는 수밖에??
- 비가 올 때는… 고장 나면…..
결국, 해결되지 않은 의문점이 몇 개 있어서, 새 자전거를 지르기보다는 우선 따릉이로 시운전을 하기로 했다. 따릉이 1일치 이용권을 구매해 출퇴근해보았다. 참, 안전을 위해 이마트에서 제일 싼 헬멧을 구매하고 머리에 장착하고 따릉이를 탔다.
첫날 결과
- 따릉이는 정말 짱이다. 편하고, 시스템이 잘 되어 있고 무엇보다 엄청 저렴하다. 진심으로 이거 서울시에 도입하신 분 상 많이 받았기를…
- 힘들어 죽는 줄 알았다. 몸도 엄청 아프고… 중간에 5번 정도는 멈추고 쉬고 가고 그랬던 것 같다.
- 그래도… 불가능한 것 같지는 않고.. 시작한 김에 끝까지 가자는 마음으로 6개월 이용권을 추가로 구매했다 (2만원, 2019년 기준)
늦봄 그리고 여름
- 처음에는 자전거로 출퇴근하는데 하루하루가 매일 매일 지옥이었다. 너무 힘들었다.
- 여름은 더 힘들었다.
- 다행히도, 몸과 체력이 따라와 주었고, 팔토시 그리고 목에 손수건을 둘러 햇빛을 차단하고 땀 뻘뻘 흘리면서 출퇴근을 계속했다.
- 장마가 내릴 때는 너무 좋았다…. 지하철을 타니 넷플릭스도 재미있게 보고 몸도 쉬고…
변화들
- 몸과 체력이 업그레이드되었다.
- 회사 건물에서 샤워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고 아주 편하게 회사로 출이근하고 샤워한 후에 업무에 들어갔다.
-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 팟캐스트를 열심히 듣기 시작했다. 다음 팟캐스트 추천:
- Farnam Street
- Dan Carlin의 Hardcore History
자전거 구매!
- 따릉이는 힘들다는 느낌이 들어 새 자전거를 구매했다. 흔히 말하는 싸구려 철티비를 샀는데 따릉이랑 굳이 비교하자면 엄청나게 잘 날라다닌다.
- 공기펌프를 다이소에서 구매했다 (일본제품 불매 하기 전….^^;;). 체인 청소 툴, 윤활제 그리고 천 원짜리 LED등도 알리익스프레스에서 구매했다.
겨울
- 처음에는 너무 추웠다… 영하온도는 쉽지 않았다. 그래도 스키 장갑을 끼고 다니니 탈 만했다. 중요: 손 시린 건 답이 없음으로 무조건 장갑은 꼭 껴야 한다.
- 나중에는 몸이 적응해 영하 5~8도 온도에도 별로 춥진 않았던 것 같다.
후회되는 일들이 있다면…
- 따릉이를 더 일찍 졸업해 자전거를 얼른 샀어야 했다. 따릉이의 가성비는 따라올 자전거가 없지만… 따릉이로 매일 왕복 40km를 달리기에는 내 몸이 힘들다.
- 어차피 엄청 고급 자전거를 살 게 아니면, 싸구려 새 자전거를 사지 말고 적당한 퀄리티의 중고 자전거를 더 저렴하게 샀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.
- 무릎에 더 신경을 썼어야 했다. 가을쯤에 살짝 아파오기 시작해서 몇 주 쉬었다. 힘을 주면서 무리하게 타지 말고 설렁설렁 타는 게 좋은 것 같다. 자전거 안장 높이도 나의 몸에 맞게 조절을 하고 무릎에 신경을 써야 한다.
지금은…
- 비가 안 내리고 약속이 안 잡혀 있고 미세먼지만 없으면 무조건 자전거를 탄다.
- 사람으로 꽉 찬 지하철에 몸을 쑤셔놓고 껴서 출근하는 것보다 아침 바람 쐬면서 중랑천 풍경 구경하면서 출퇴근/운동하는게 나에겐 훨씬 좋은 것 같다.
- 확실히 건강해졌다.
- 몇 푼 안 되기는 하지만 돈도 아끼고 환경에도 도움이 되는 것 같아서 (별로 큰 도움은 아니겠지만 뭐라도 해야 하니.. ) 좋은 선택을 한 것 같다.